
내일의 바람이
113곡 · 이번 주 28회 재생순간별 플레이리스트
내 플레이리스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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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일의 바람이0:00 / 0:00
밤늦은 창가에 혼자 앉아 빈 잔을 채우다가
문득 가슴 밑바닥에 가라앉은 옛일들을 꺼내 본다
그땐 왜 그리도 못나게 굴었는지, 왜 그리 서툴렀는지
지나간 계절의 모서리마다 내 못난 흔적들이 박혀 있네
돌이켜보면 후회 없는 날이 단 하루라도 있었던가
잡지 못해 놓쳐버린 인연들과 뜻대로 안 되던 세상살이
하지만 어쩌겠나, 이미 강물은 저만치 흘러가 버렸는데
밤새워 가슴을 친들 어제의 해가 다시 뜨지는 않는다
쓰라린 기억도 결국은 내가 살아낸 내 시간인 것을
이제는 그 무거운 짐을 땅바닥에 툭 내려놓기로 한다
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, 그냥 그렇게 흘려보내자
아팠던 만큼 내 안의 땅은 더 단단하게 굳어졌으니
후회도 미련도 다 내가 걸어온 길의 일부였다고
걸걸한 목소리로 밤하늘에 한 번 크게 웃어보자
내일이면 또 내일의 바람이 불어올 테니까
누군가 내 삶을 돌아보며 참 고단했겠다 말해도
나는 그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잔을 비운다
부딪히고 깨지면서 배운 이 투박한 걸음걸이가
이제는 어떤 비바람 앞에서도 나를 버티게 해주니까
완벽하지 못했던 어제의 나를 더는 미워하지 않기로 한다
그 모든 흉터가 모여 오늘의 나를 숨 쉬게 하니
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, 그냥 그렇게 흘려보내자
아팠던 만큼 내 안의 땅은 더 단단하게 굳어졌으니
후회도 미련도 다 내가 걸어온 길의 일부였다고
걸걸한 목소리로 밤하늘에 한 번 크게 웃어보자
내일이면 또 내일의 바람이 불어올 테니까
세월의 강물은 멈추지 않고 우리를 데려간다
무거운 어제는 여기 묻어두고
빈손으로 가볍게 새벽을 맞이하자
다 지나간다, 죽을 것 같던 그 시린 밤들도
계절이 바뀌면 마른 가지에 다시 푸른 잎이 돋아나듯
상처 입은 내 가슴에도 새로운 노래가 차오를 테니
거칠고 묵직한 숨을 몰아쉬며 다시 길을 나서보자
우리의 남은 날들은,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
통기타 줄을 거칠게 한 번 쓸어내리고
밝아오는 새벽빛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